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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가족 의혹' 실체규명 법정으로…공소사실 놓고 공방 예고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 등 15개 혐의…정경심측 "공소사실 곳곳 헛점" 주장할듯
미공개정보 투자 등 쟁점 예상…조 전 장관 수사와도 연관성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놓고 사실관계를 규명할 주체가 이제 검찰에서 법원으로 바뀌었다.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조 전 장관의 사법처리 수위에 쏠려 있지만, 부인인 정 교수의 공소사실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향후 이 사건의 실체를 가늠할 시금석이 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전 장관이 조사를 받는 의혹 사항들 중 상당수는 정 교수의 피의사실과 관련을 맺고 있어서다. 만약 정 교수의 피의사실이 법정에서 인정되지 않는다면 조 전 장관 역시 상당수 의혹 사항에 대한 법적 책임을 벗게 되는 구조다.

검찰이 정 교수에게 적용한 여러 혐의점을 두고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거나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만큼 향후 법정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사이의 첨예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의 두 번째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이 재판부는 정 교수가 14가지 혐의로 추가기소된 사건도 전날 배당받았다.

재판부가 이미 기소된 사문서 위조 사건과 추가 기소된 사건을 병합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심리에 돌입하면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과 정 교수 측은 15가지 혐의를 두고 다투게 된다. 크게 보면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증거인멸 등 세 갈래다.

검찰의 수사 초기부터 '핵심 의혹'으로 지목돼 온 사모펀드 사건의 경우 사실관계와 법리해석 두 가지 측면에서 정 교수 측의 반박이 예상된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약정금액을 부풀려 신고하고, 투자사의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주식을 차명 매입한 뒤 이를 숨긴 혐의 등이 인정된다고 본다.

반면 정 교수 측은 사실관계가 맞는지부터 면밀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증권범죄는 일반적으로 여러 인물들이 복합적으로 실행하는 범죄인데, 정 교수를 비롯한 소수 인물들이 독자적으로 실행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지 따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는 정 교수가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의 미공개 정보를 들은 뒤 이 업체의 주식을 싸게 사들였다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의 부당이득액이라고 공소장에 나온 2억8천여만원 중 실제 주식을 팔아 얻은 이익이라고는 1천600여만원에 그치고 대부분 주식은 보유하다가 주가하락 등으로 손해를 본 점 등을 고려하면 정 교수의 사건 관련성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도 "증권범죄는 사실관계가 비슷하더라도 재판부에 따라 유·무죄의 편차가 큰 경우가 있다"며 공소사실이 그대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검찰이 주장하는 '미공개정보'의 진위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 교수가 주식을 사들였던 시점에는 이미 WFM의 공장가동 정보 등이 업계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의혹인 입시비리 혐의 역시 사실관계와 법리해석 등을 둘러싸고 다툼이 벌어질 쟁점이 없지 않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3∼2014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 허위로 발급받은 서류를 딸의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행사하고, 각 대학의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했다고 봤다.

검찰이 허위로 본 서류는 동양대 표창장 외에도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동양대 어학교육원, 단국대 의과학연구원,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부산지역 모 호텔 등지에서 딸이 인턴 또는 체험활동을 하고 발급받은 증빙서류 등이 망라됐다.

그러나 정 교수의 변호인은 앞서 영장심사 당시 "경력이 어디까지 일치해야 진실인지, 어느 정도 불일치해야 처벌할지를 두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정 교수의 딸이 입시에 제출한 증빙서류에 봉사 시간이나 인턴활동 내용 등을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 적은 내용이 있더라도 처벌할 정도로 날조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또 인턴 활동 경력 등을 인정하는 일부 서류는 책임자나 기관 실무자 등으로부터 서명 등을 받았다는 점에서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검찰이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지난 9월 처음 기소한 당시의 공소장 내용과 이달 11일 추가 기소된 내용 사이에 현저한 사실관계 차이가 발생한 점도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9월 첫 기소 당시 검찰은 표창장 위조 시점을 2012년 9월 7일이라고 공소장에 적었지만, 두 달여 뒤 추가 기소한 공소장에는 2013년 6월이라고 기재했다.

정 교수의 입장에서는 애초에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기소한 것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는 주장도 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가 개시되자 자산관리인을 시켜 연구실 컴퓨터를 치우고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정 교수 측은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주장을 해 왔다.

특히 영장심사 당시엔 오병윤 전 민주노동당 의원 사건의 사례를 들어 무죄라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의원은 2010년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압수수색을 미리 알고 부하직원을 시켜 당원 명부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은 오 전 의원이 증거은닉의 공범이라고 봤다. 반면 법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은닉했다면 증거은닉죄가 되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향후 재판에서 정 교수는 이런 판례에 비춰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검찰은 정 교수를 증거은닉의 공범이 아니라 증거은닉 및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한 만큼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 입력 : 2019-11-15 08: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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