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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 '증언조작 의혹' 조사하는 검찰…수사 전환 가능성
회유·협박 입증할 증거 나와야…감찰은 시효 지나 사실상 불가능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서 검찰 수사팀이 증인에게 위증을 종용했다는 내용의 진정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배당됐다.

검찰은 진정인 조사 등을 시작으로 진상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 조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발견되면 수사로 전환 될 가능성도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1년 한 전 총리 재판 당시 법정 증인으로 섰던 A씨는 지난 4월 법무부에 '(한명숙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의 위증 교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정을 냈다.

A씨는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이를 번복한 한신건영 전 대표 고(故) 한만호 씨의 구치소 동료 수감자다.

A씨는 2011년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한씨가 구치소에서 '검찰 진술이 맞지만, 법정에서 뒤엎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최근 입장을 바꿔 당시 검찰로부터 위증 교사를 받아 거짓으로 한 전 총리와 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진정은 관련 절차에 따라 대검찰청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 배당됐다. 인권감독관은 검찰의 내부 비리를 근절하고 인권 옹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신설된 직제로 부장검사급이 맡는다.

수사 절차에 대한 이의·진정 검토와 피해자 보호가 주 업무인 만큼 배당 자체가 감찰이나 수사 착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진정인인 최씨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당시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허위 증언을 종용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뉴스타파 보도로 한 전 총리 사건을 둘러싼 증언조작 등 의혹이 제기된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당시 검찰 수사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조사해봐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하지만 3∼5년인 검사 징계 시효가 지나 해당 사건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착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자체 진상조사를 위한 관련 규정도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

이에 추 장관은 우선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을 이첩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여권에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만큼 인권감독관 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회유·압박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나온다면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한명숙 사건 재판 당시 검찰의 위증교사를 주장하는 또 다른 수감자 H씨는 조만간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씨는 A씨와 함께 검찰로부터 허위 진술을 하라는 회유를 받았지만, 협조를 거부해 최종 증인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H씨의 고발장이 검찰로 제출되면 절차에 따라 사건은 수사부서에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A씨의 진정 사건 역시 같은 부서에 재배당 될 수 있다.

H씨는 앞서 2017년 관련 내용을 청와대에 진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진정서는 대검찰청을 거쳐 이듬해 서울중앙지검에 송부됐으나 그해 7월 진정인 조사 없이 공람종결 처분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trauma@yna.co.kr 입력 : 2020-06-02 12: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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