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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재판에 나온 유해용, 대부분 질문에 "기억 안 나"
"대법원 재판은 재판연구관이 보고하는 것들로 구성…수사 대상된 것 참담"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지만 대부분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공판에서 유해용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심리했다.

유 변호사는 증인 신문 시작부터 "별도 사건으로 재판받고 있어 검찰 조사부터 피의자 신문 형식으로 받았다"며 "오늘 법정에서도 공범으로 될 부분이 있다면 증언 거부권의 범위가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 변호사 본인도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사건과 관련된 사안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 증인으로서 답변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올 초 법원 퇴직 시 대법원 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등 수만 건을 무단 반출한 혐의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 측의 특허소송 관련 정보를 불법 수집해 법원행정처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 변호사는 국정원 선거 개입과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통합진보당 소송 등에 관해 묻는 검찰의 주 신문에 대체로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이어갔다.

자신이 수신인 혹은 발신인으로 된 이메일에 대한 질문조차도 "기억나지 않지만, 이메일을 보니 그런 것 같다"는 식으로 진술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있는 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데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와 문제의 보고서를 보고받거나 본 적이 있는지 묻는 말에도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때로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변호사는 대법관 등에게 보고된 각종 보고서가 대법관의 판단을 돕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보고서 작성이 재판연구관의 일반적인 임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대법원 재판은 넓게 보면 재판연구관이 보고하고 교신하는 모든 것들로 구성되는데 그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된 것이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증인 신문에 앞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재판 절차를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주 4회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변호인들은 "졸속 재판이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 의견서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그대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지와 합리적인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bookmania@yna.co.kr 입력 : 2019-08-24 09: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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